이새의 소재 ❺
우리 것, 전통 방직
이로운 것들을 지키는 즐거움에 대하여
모시, 안동포, 춘포, 명주, 무명은 수십 세기를 지나온 우리 전통 소재입니다. 자연에서 얻은 그대로, 정성과 시간을 품어야만 직조가 가능해 이롭고 가치 있는 옷감으로 꼽힙니다. 한 올 한 올, 장인의 손을 거쳐야 빛을 발하기에 빠르게 움직이는 현대 사회에서 환영 받지 못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로운 것들을 지키는 즐거움! 이새가 지난 수년 동안 전통 소재로 옷을 짓는 이유입니다.
이       새
전통 소재
 마

 견

綿 면
모시
안동포

춘포
명주

무명
ramie
hemp

ramie silk
silk

silk
모시 ramie 한국의 아름다움을 대표하는 여름 전통 소재
긴 세월 사랑받고 있는 전통 소재입니다. 모시풀 줄기의 섬유질을 이용해서 손으로 직접 직조하는 자연 그대로의 섬유로 땀이 나도 들러붙지 않는 가슬함이 특징입니다. 여기에 더해서 세탁이 쉽고, 빨리 마른다는 이점 때문에 여름철 옷감으로 제격입니다.
물에 젖으면 더욱 강해지고, 세탁을 하면 부드러워지면서 특유의 광택이 살아난다는 것도 특징입니다. 또한 항균성이 좋고, 햇볕에 오래 두어도 색상이 변하지 않아 실용성 또한 높습니다. 강도는 린넨의 4배, 무명의 8배라고 하니 자주 빨아 입어야 하는 더운 날의 원단으로는 더할 나위 없습니다.
한산 모시 우리나라에서 모시의 주요 재배지로 꼽히는 곳은 충청남도 서천면 한산. 이 지역은 여름 평균 기온이 높으며 서해안 해풍으로 인해 습하고 토양이 비옥합니다. 다른 지역에 비해서 모시가 잘 자라며 품질이 우수한 이유입니다. 모시삼기의 과정을 통해서 실의 균일도가 가름되는데, 한산의 기술은 특히 뛰어나다고 알려집니다. 그래서 긴 세월 동안 한산을 대표하는 전통 유산으로 계승되고 있습니다.
한산의 세모시 모시는 얇기에 따라 보통 7새에서 15새(보름새)까지 분류됩니다. 10새 이상을 세모시라 하고, 숫자가 높을수록 결이 얇고 고운 최상품으로 꼽습니다. 이런 이유로 한산의 세모시가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습니다. 세모시는 ‘보름새’ 혹은 ‘사발옷’이라고도 부르는데 옷을 만들어 물에 적신 다음, 사발에 넣으면 조그만 사발 속에 다 들어갈 만큼 가늘고 곱다 하여 붙여진 이름입니다.
안동포 hemp 가장 자연에 가까운 올곧은 섬유
안동포의 또 다른 이름은 삼베입니다. 삼베 중에서 안동포는 안동 지역에서 직조한 삼베를 말하는데 예로부터 안동 지역은 토질과 기후가 대마 재배에 적합해서 제직 기술이 발달한 것으로 알려집니다. 삼베의 길쌈은 삼의 품질에 따라 크게 생냉이 길쌈, 익냉이 길쌈, 무삼 길쌈으로 나뉘는데, 이 중 가장 부드럽고 익히지 않은 생냉이로 짠 것을 안동포(安東布)라고 부릅니다. 수의의 소재로 주로 쓰여 온 삼베는 전통적으로 매우 익숙한 소재입니다.
안동포의 가치 생냉이로 짠 안동포는 익냉이에 비해서 노동력이 훨씬 많이 듭니다. 서민 소재로 알려진 삼베의 가치가 더욱 높아진 것은 베를 얻는 모든 과정이 손에서 빚어지기 때문입니다. 생냉이로 삼삼기를 할 때 무릎에 놓고 비벼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안동 아낙네들의 뽀얀 무릎에 붉게 피멍이 들고, 굳은 살이 박힐 만큼 비비고 또 비벼야 삼이 완성된다고 합니다.
안동포의 특장점 삼베는 땀을 빨리 흡수하고, 건조가 빠르며, 통풍이 잘 되고, 열전도성이 커서 무더운 여름을 시원하게 보내는데 안성맞춤입니다. 또한 마찰에 대한 내구성이 커서 질기고, 수명이 길며 물에 대한 강도도 커서 세탁할 때 쉽게 상하지 않는 것도 삼베를 오래 입을 수 있는 이유입니다.
춘포 ramie silk 명주실과 모시의 절묘한 컬래버레이션
이름도 생소한 춘포는 명주실과 모시의 조합으로 완성되는 여름용 전통 소재입니다. 굵은 모시와 얇은 명주를 씨실과 날실로 교차해 직조한 원단으로, 모시의 시원하고, 까슬까슬한 촉감과 명주의 부드러운 광택이 조화를 이루어 고급스럽고 오묘한 컬러를 자아냅니다.
대개 봄, 여름철 의류 소재로 사용되는데, 만드는 방법이 까다롭고, 장인들이 많지 않기 때문에 모시나 삼베에 비해 덜 알려졌으며 예부터 부잣집에서나 옷을 지어 있던 고급 소재였다고 합니다. 올이 가늘고 빛이 고운 것은 물론 가볍고 통풍이 잘 될 뿐만 아니라 내구성이 뛰어난 것이 특징. 무엇보다 옷맵시가 좋고, 그 선이 아름다운 것은 춘포가 가지는 우아한 광택 덕분입니다. 충남 청양, 그 중에서도 운곡이 대표적인 춘포 산지로 유명합니다.
명주 silk 광택과 질감으로 대변되는 최상급 실크
명주는 누에고치에서 얻은 실로 짠 직물, 일명 실크입니다. 우아한 광택과 차르르한 촉감이 매력적인 자연 섬유입니다. 정련 과정의 유무에 따라 생 견직물과 연 견직물로 나뉘는데, 정련한 실을 사용해서 직조하는 연 견직물은 특히 품질 좋은 명주에 속합니다. 세리신이라는 불순물을 제거하는 정련 과정을 통해 명주의 광택이 결정되는 까닭입니다.
명주 중에서도 전통 방식을 고수하며 직조하는 경북 함창의 명주는 우리나라 전통 명주의 95%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바느질이 용이하고, 탄탄한 조직과 부드러운 촉감이 뛰어난 함창 명주는 이새의 재킷, 블라우스, 원피스나 스카프 등의 대표적 의류에 즐겨 사용되고 있습니다.
무명 cotton 역사와 함께 발전해 온 귀한 면직물
전통 수직기로 제직한 우리나라 토속 면직물의 총칭입니다. 목화가 대량 생산되면서 광목이 등장하고, 화학섬유가 개발되기 이전, 서민과 오랫동안 함께 했던 전통 소재이기도 합니다. 실용적인 춘하추동의 의복 재료, 침구나 기타 생활용품 소재로 가장 많이 이용된 직물로도 꼽힙니다.
목화의 직조는 꼼꼼하게 이루어집니다. 수확한 목화에서 씨를 빼내고, 대나무로 만든 솜활로 솜을 정제하는 작업이 먼저입니다. 솜을 부드럽게 만들어 물레로 실을 잣고 가락에 감습니다. 길이와 새에 맞춰서 베날기를 하고, 팽팽하게 날아 놓는 벼 매기와 풀 먹이기 과정을 거친 후 베틀을 이용하여 무명을 짭니다.
조금은 낯선 용어들로 설명할 수밖에 없으니 그 공정이 선명하지는 않지만, 예사롭지 않은 작업이라는 것은 충분히 느껴집니다. 이새는 무명이 가진 질박하고 기교 없으며 불규칙한 굵기 때문에 생기는 표면의 질감과 색감, 미적 특성 같은 것에 주목했습니다. 또한 흡습성과 보온성이 뛰어난 무명의 특징을 한껏 살려 의류와 생활용품을 만들고 있습니다. 그 중 무명의 고즈넉한 매력을 담아 낸 침구류와 누비 제품은 한국적인 멋을 지닌 제품으로 사랑받고 있습니다.
옷감이 된 종이, 지사섬유
구리 섬유